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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매거진

8월4면-쓰레기 노이로제

  • 자연건강
  • 2009-12-20 14: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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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노이로제

이 영 규

완전한 건강을 바란다면 육신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종교적으로나 가정적으로도 건강해야 하고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 환경이 모두 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우리들 생활환경은 너무나 오염되어 안심하고 살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범 국민적으로 일고 있는 친환경 운동이 각광을 받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자연도 살고 사람도 살자는 상생의 바람이 아닐 수 없다. 공해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참해야 할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70고령에 분수에도 맞지 않는 늦깎이로 책을 만들겠다고 안간힘을 쏟느라 한동안 그에 대하여 살피지 못해 왔다. 그동안 준비해온 포켓 건강상식의 원고를 최종 마무리 하여 인쇄소에 넘기고 나니 지루하게 앓았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했다. 화창한 봄날, 제절 맞은 진달래도 벚꽃도 만개했을 것이다.
꽃바람도 쏘일 겸 가까운 변두리에 산책을 가기로 했다. 오늘 따라 기분도 상쾌한데 지난번 산책길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쓰레기를 치우기로 했다. 아내도 이제는 나이 탓인지 길을 가다가 마구 버려진 꽁초며 휴지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때문에 나의 제의에 흔쾌히 동행하게 되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길가에 쓰레기통이 마련되어 있는데도 아무데나 마구 버리는 것이다. 그런 시민의식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시민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울분마저 치민다. 그때마다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한숨을 푹 내쉬게 된다. 안타까움에 쓰레기 노이로제 환자가 되어 가는 모양이다.
우리들의 산책로 숲속에는 오래 전부터 버려진 보기 흉한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려 있다. 바로 두 세사람이 앉을 만한 널찍하고 펑퍼짐한 바위가 있는데 그 아래에 산책객들이 먹고 놀다 가면서 던져버린 쓰레기가 겹겹이 쌓였다.
여러 사람들이 버린 모양이다. 우리가 며칠 전에 보았을 때 보다 훨씬 더 많아진 것 같다. 산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의구심마저 들지 않을 수 없다. 음식을 싸왔던 비닐봉지, 신문지, 음료수 깡통, 술병 등이 지저분하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나온 쓰레기를 이곳 산골짜기까지 들고 와서 가랑잎 속에 감추어 놓은 것도 있다. 양심을 가진 사람들의 소행은 아닐 것 같다. 술병이 버려진 것을 보면 어린아이들의 짓은 아니지 않겠는가.
그들도 이 봄에 활짝 핀 저 꽃들의 싱그러운 향기를 맡을 수 있을까. 그리고 노래하는 이름 모를 산새들의 하모니를 감상하고 갔을까.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이러다가 금수강산을 쓰레기 강산으로 더럽혀서 후손들에게 물려주게 되지나 않을까 두렵다. 이런 것을 버린 사람들은 가정교육을 받았을까. 그 부모들은 누구일까. 또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안된 탓일까. 그 선생님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사회적으로 계몽이 부족한 이유일까, 아니면 법이 솜방이처럼 물러서 그럴까. 한참을 생각해 본다.
그러나 이도 저도 아닐 것이다. 이 정도의 질서를 지키는데는 법이 없어도 인성교육이 없어도, 가정교육이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닐까. 마땅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기본상식에 속하는 문제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미리 준비해온 큼직한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모두 주어 담아 가지고 산을 내려왔다. 깨끗하게 치우고 나니 마음이 한결 후련해진다. 그 장소에 “이 곳은 쓰레기장이 아닙니다”라는 작은 경고문을 나무 가지에 걸어 놓고 비를 맞아도 훼손되지 않게 비닐로 싸 두고 내려 왔다. 그 누구도 이제 이것을 보고 다시는 여기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지.
쓰레기를 줍다가 허리도 아프고 가파른 언덕을 오느내리느라 칡넝쿨에 걸리고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우리 자신들의 마음속을 청소한 것처럼 상쾌하고 즐거웠다. 다음에 갈 때는 오늘 나무 가지에 걸어 놓고 온 경고문 마저 떼어 갖고 와야 겠다. 자연은 필요없는 물건일 테니까.
이제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앞으로 살아갈 환경을 깨끗이 가꾸어야겠다.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을 버리고 우리 모두가 ‘나 하나만이라도’ 하는 마음가짐이 되어야 겠다. 그때쯤 우리 부부도 쓰레기 노이로제에서 해방되길 기대해 보자.
누구나 그런 쓰레기를 볼 때마다 말끔히 치우는 것은 마음에 걸리는 일이 없으므로 직관력(直觀力)이 강화되고 마음의 높은 고지를 점령하여 뜻한 바를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도(道)가 따로 없다.(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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